난 작년에 내 최소 생활비만 벌고 별다른 공부나 자기개발 등의 노력은 하지 않았다.
완전히 쉰건 아니지만 나에겐 나름 안식년이었다.
언제나 나는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살아왔으니까.
안식년을 가진 이유는 별 거창한건 없다.
어느 순간부터 집중력이 바닥이라 아무것도 못했기에 쉬면 나아질까 싶었다.
내 우울증, 번아웃이 절정에 달해서 집은 거의 쓰레기장이었다.
방송에서나 나오는 쓰레기집. 그 정도로 아무것도 치우지못했다.
기본적인 일이 아니면 집에서 나가는 날만 씻었고 계속 어두운 방에 누워있었다.
쉬다보면 나아질줄 알았는데 영 나아지질 않더라.
정신병원? 정신병원을 가도 나의 우울감은 딱히 상태가 좋아지질 않았다.
의사선생님은 치료가 시급하다고 꼬박꼬박 나오라고 했는데 내가 병원 갈 의욕마저 없던것도 이유가 되겠다.
그래도 병원이 좋은 점이 있다. 극단적인 생각이 들 정도로 멘탈이 으깨진적이 있는데
그때는 병원에서 준 약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먹으면 머리가 멍해져서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를 괴롭게 하는 그 생각들도 머리속에서 끝없이 반복되다가 약을 복용하면 멈췄다.
2025년이 되면서 나는 더러움이 쌓이고 쌓인 집 청소를 시작했다.
더는 이렇게 살면 안될것 같아서 청소를 했는데 쓰레기는 봉투로만 400리터가 넘게 나왔다.
재활용 쓰레기까지 하면 1000리터는 족히 넘을것이다.
처음에는 돈을 주고 맡길까 하다가, 그렇게 돈을 주고 맡기면 우울한 내가 그 환경을 또 다시 만들것 같아서
내가 치운 똥, 내 손으로 직접 치우기로 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청소.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단 5분이라도 걷고 집으로 들어오기.
이 두가지 패턴은 무조건 지키기로 했다.
눈 앞에 쓰레기가 쌓이다가 와르르 무너지는걸 보고도 치울수 없던 생활이 계속된건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수 없는 무기력감 때문이었기때문에 하루이틀만에는 끝내지 못했다.
청소를 하다가도 멍하니 서있기를 몇시간.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울고 있었고
청소를 또 하지 못하는 날고 많았기 때문에 집이 그나마 깨끗해지기까지는 몇개월이 걸렸다.
지금에 와서는 작년이 너무 후회가 된다. 쉬지말걸.
뭐라도 해야했는데 내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1년을 이렇게 날렸다. 자괴감이 든다.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라는 생각이 들어 괴롭다.
안식년이고 뭐고 쉬는건 쉴 여유가 되는 사람이 쉬는거구나.
여유가 없는 사람이 1년이라는 큰 사치를 부렸다.
내년에도, 40대가 되어서도 후회하기 싫으니 올해부터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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